경북-울진-2021-00001에서

동수가 된 이야기

입양 스토리

경제적 독립을 시작한 뒤, ‘나도 세상에 좋은 일 하나쯤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인스타그램과 포인핸드를 보며 데려올 강아지를 찾았습니다. 정말 심사숙고했어요. 그러던 중 '동건'이라는 블랙탄 아이가 제 눈에 띄었습니다. 사진을 본 순간 눈을 뗄 수가 없었습니다.

꼭 저를 보며 '엄마'라고 말하는 것 같았어요. 더 생각해 보려 휴대폰을 내려놔도, 그 아이가 자꾸자꾸 생각났어요. 너무 예쁘고 눈도 반짝거리고… 그래서 바로 입양 신청을 했어요. 알고보니 바로 다음 날 안락사 시행일이어서 동건이에게는 시간이 별로 없었더라고요. 지금 생각해보면 천만다행이었어요. 만나러 가기엔 너무 먼 곳이었지만, 다행히도 봉사자님께서 이동봉사를 해 주셔서 안락사 직전에 만날 수 있었습니다. 처음에 너무 놀랐습니다. 체중이 공고된 것보다 덜 나갔고, 생각보다 더 말랐었거든요. 봉사자분께서 씻겨 데려와 주셨지만, 아이의 몸에 밴 보호소 냄새가 희미하게 샴푸 냄새와 섞인 채 나고 있었습니다. 이 아이는 얼마나 고단한 생을 산 걸까… 이렇게 이쁜 아이가 도대체 왜… 하지만 처음 만난 그 순간부터 저는 이 아이와 사랑에 빠졌고, 제 이름 뒷글자를 따서 '동수'라 이름 붙였습니다. 자라면 자랄수록 너무 예쁘고 착했어요. 동수를 만나는 사람마다 제가 복권을 제대로 긁었다고 하더라고요. 물론 가끔 말썽을 피우긴 하지만, 그 말썽조차 귀여워요. (사실 큰 말썽도 안 부려요!) 세상에 좋은 일 하나 하고자 시작했지만, 동수를 만남으로써 오히려 제가 구원받았습니다. 제가 이 세상을 살아갈 이유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내 영원한 아기, 항상 건강하고 행복하길 바라. 나와 함께 있는 지금이 행복하기를, 진심으로 바라. 엄마한테 와 줘서, 정말 고마워.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