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파주-2021-00625에서

송희가 된 이야기

입양 스토리

작년 여름, 15년을 함께 했던 소중한 반려견이 떠나고 하루하루를 상실감으로 지내고 있을 무렵, 우연히 파주의 '행동하는 동물사랑'이라는 단체를 알게 되었습니다. 강아지와 함께하는 삶을 살기 시작하면서 어릴 땐 미처 몰랐던 유기견들의 현실을 알고 난 후 늘 마음이 아팠지만 녹록지 않은 현실 앞에서 눈을 감아버리기 일쑤였습니다. '행동하는 동물사랑'은 순수 봉사자들의 힘으로 운영되고 있는 비영리 단체이지만 누구 하나 아무런 대가 없이 유기견 돕기를 몸소 행동으로 실천하고 있는 단체였습니다. 저도 이 단체의 회원이 되며 유기견 아이들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되고 싶어 작년 겨울 단체에서 진행하는 혹한기 피한 임보(단기 임보)를 신청했습니다. 

그렇게 작년 12월 18일에 처음 만난 송희는 불과 2개월 정도의 기간 만에 다시는 반려견과 함께 할 수 없을 것 같다는 저의 생각을 완전히 바꿔 주었습니다. 보호소 출신의 훈련 안 된 성견, 중대형견, 진도 믹스견… 우리나라에서 반려견으로 선택받기 어려운 여러 조건들을 두루두루 갖춘 아이였지만 이 아이가 두 달 남짓의 짧은 기간 동안 저희 부부에게 보여준 변화는 매우 놀라웠습니다. 3개월간의 단기 임시보호를 목적으로 시작한 일이었지만 이 사랑스러운 아이를 어찌 임시(?)로만 보호할 수 있었을까요? 결국 저희 부부는 그렇게 임보 시작 두 달 만에 임시보호에 대실패하고 송희를 입양하여 평생보호의 길로 접어들게 되었습니다. 오늘은 송희의 입양 79일차 입니다.

나 하나쯤 유기견을 입양한다고 해서 이 세상이 바뀌진 않겠지만 그 유기견 아이 하나에게는 온 우주가 바뀔 수 있다고 했던가요? 송희로부터 크나큰 사랑을 받을 수 있어서, 저 또한 송희에게 그 사랑에 보답해 줄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한 요즘입니다. 동물을 사랑하는 많은 분들께서 꼭 되새겨 주셨으면 하고 간곡히 외쳐봅니다. "반려동물, 사지 말고 입양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