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릿 출신에서 

권이가 된 이야기

입양 스토리

중학교 때부터 제 곁에 있어 주던 친구가 고양이를 임시보호하기도 하고, 본인이 고등학교에서 만난 길고양이를 입양해서 몇 년째 함께하고 있다는 얘기를 해 주었어요. 친구의 고양이를 보고, 학대당하는 고양이들을 지켜주려는 사람들, 당장 갈 곳 없는 애기들을 보호할 임시보호자를 애타게 찾는 SNS 글들을 보며 저 역시도 반려동물에 관심을 갖게 되었어요. 그리고 펫샵에서가 아니라, 당장 입양이 필요한 상황에 처한 친구들을 데려와야겠다고 생각했어요. 포인핸드의 공고글들을 보는데, 모든 아이들이 각자의 사정이 있더라고요. 여러 차례의 파양을 겪은 친구, 어미도 잃은 채 혼자 살아남은 친구, 학대를 당하다 구조된 친구... 모두를 다 데려오고 싶을 만큼 힘든 경험을 한 친구들이 많았어요. 그러던 중, 어미 고양이가 새끼를 많이 낳아 본인이 키우기가 어렵다며 입양자를 찾던 사람이 나타났어요. 새끼 친구들의 사진을 보던 중, 권이의 눈망울이 사랑스러웠고 가장 눈에 밟혀 권이를 데려오게 되었어요.

집에 온 후 첫 3일 정도는 많이 울기도 했고 저를 경계했어요. 그러다 제가 코로나에 걸려 자가격리를 하며 권이와 함께 있는 시간이 많아졌고 그때부터 장난을 많이 치게 됐어요. 이젠 어디를 여행가더라도 권이를 생각해서 길게 여행을 가지 않고, 만약 집을 비우더라도 최대한 빠르게 귀가하여 권이 화장실을 봐주고 많이 놀아주려고 해요. 그리고 밖에 나가서 혼자 사냐는 질문에, 고양이와 함께 산다고 말하는 게 일상이 되었어요. 권이는 제가 도어락을 누르면 안에서 반갑다는 듯이 울어주고 문을 열면 문 앞에서 저를 반겨줘요. 이제 권이가 보고 싶어서 집에 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곤 해요. 어느새 내 일부가 되어버린 권아, 건강하고 스트레스받지 말고 행복하게 함께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