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양주-2021-00136에서

나무가 된 이야기

입양 스토리

포인핸드 공고에서 봤던 나무는 너무나 작고 마른 고슴도치였어요. 이 작은 고슴도치가 길바닥에서 혼자 돌아다녔을거라 생각하니 맘이 아파서 데려왔는데, 목 주변에 혹이 있었어요. 병원에 가서 보니 종양이 이미 커져 버린 상황이라, 급하게 수술을 했어요. 다행히 용감한 고슴도치 나무는 씩씩하게 수술을 잘 견뎌내고 저와 함께 할 수 있었어요.

밥도 잘 먹고, 밤마다 신나게 쳇바퀴도 타고, 가끔씩 함께 나들이도 하고, 매일매일이 행복할 것만 같았어요. 그러나 종양은 다시 재발했고, 너무나 빠른 속도로 자라난 종양이 나무의 몸을 더욱 고통스럽게 했어요. 하지만 조금만 더 기운 내달라는 저의 욕심에도 불구하고 나무는 제 손 위에서 마지막 숨을 내쉬고 이별을 했어요. 처음에는 이렇게 떠나보낸 것이 너무나 맘이 아파서 슬픔만이 가득했는데, 그래도 나무를 만나서 함께했던 시간이 너무나 소중했고, 길 위에서 혼자서 아프지 않아서 다행이라 생각했어요. 그래도 따뜻한 집에서 사랑받으면서 지냈고, 병원 가서 치료도 받고, 햇살 좋은 날에 함께 나들이도 갔고, 깨끗하게 목욕도 하고, 맛있는 간식도 먹어보면서 함께 할 수 있었던 시간에 감사하기로 했어요. 아플 때 옆에서 기운 내라고 안아주고, 병원도 같이 가고, 마지막 안녕을 사랑받으며 떠날 수 있음이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이젠 아름다운 추억으로 나무를 기억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