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곡성-2022-00030에서

세리가 된 이야기

입양 스토리

휴일을 앞둔 어느 저녁, 느긋한 마음으로 인스타 피드를 대충 넘기다가 누군가의 피드를 보고 갑자기 정신이 확 들었다. “덫에 걸려 다리가 부러진 아이 살려주세요.” 이 피드를 보고 나서 나는 이성을 잃었다. 어릴 적 팔이 부러진 적이 있어서 골절의 고통이 얼마나 끔찍한 것인지 알았기에 다리가 부러졌다는 저 얼굴 퉁퉁 부은 백구가 가여워 견딜 수가 없었다. 통증이 너무 심하면 죽기도 한다는데 내일 아침까지 못 버티고 죽어버리면 어떡하나. 걱정되어 잠을 이루지 못했다. 지금 생각하면 그날의 모든 생각과 말과 행동이 나답지 않은 것들이다.


 세리가 내 가족이 된 지금. 그렇게 나답지 않았던 그날의 나를 돌아보는 지금. 저 얼굴 퉁퉁 부은 백구에게는 왜 그리도 무조건 마음이 갔을까. 무조건 살려야 한다는 간절함. 그 루틴을 벗어난 마음의 행로가 결국은 운명이었구나 싶다. 세리가 결국은 살아남을 운명이었고 나하고 같이 살 운명이었구나. 세리를 입양했다는 사실 때문에 아직도 과분한 칭찬을 받을 때가 있고 그럴 때는 마음이 거북하다. 맞지 않는 옷을 입는 것 같다. 이건 남다른 선행이나 드높은 도덕성의 결과가 아니라 그냥 운명에 순응하는 것일 뿐인데.


예비 보호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세지


반려동물을 키우고 싶다면 절대 사지 마시고 입양해 주세요. 

“우연처럼 다가온 한 아이가 당신의 우주가 될 수 있습니다” 

- 곡성보호소 봉사자 모임, 한울 인스타그램의 프로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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