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공주-2021-00400에서 

한솜이가 된 이야기

입양 스토리

강아지 유치원에 맡겼던 제 반려견이 죽어서 돌아왔어요. 너무나도 큰 상심에 밥도 못 먹고 울기만 하던 때, 입양 가지 못해 곧 안락사를 앞두고 있던 공고번호 충남-공주-제2021-00400이 눈에 들어왔어요. 포인핸드를 통해 발견한 공고 속 강아지가 왜인지 눈에 밟혀 전화를 해보니 오늘내일 하고 있다고, 데려갈 거냐고 묻더라고요. 또 금방 갈 친구를 데려오면 제 마음이 남아날 것 같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데려오지 않는다면 사진 속 아이의 선택지는 철장 속 죽음 뿐이었겠죠. 마음을 먹은 뒤 고속버스를 타고 바로 공주로 내려갔어요. 

공고 사진보다 100배는 더 귀엽던 솜이. (누랬지만) 하얀 털이 솜사탕 같아서 솜이라고 이름 지어줬습니다. 오늘내일 하던 솜이는 사실, 진드기 감염 때문에 염증 수치가 너무 높아 입맛이 없던 거였어요. 한 달 간의 치료가 끝나자, 다리를 절기 시작해 병원에 가보니 이번엔 슬개골 탈구. 그러나 모두 다 치료가 가능한 병이었기에 솜이는 지금도 제 곁에 건강히 있습니다. 그때 주저하지 않고 솜이를 만나러 간 게 제 인생 가장 잘한 일이에요. 울음 많던 제 삶에, 솜이가 온 후로는 행복과 사랑이 가득해졌어요. 다가오는 추석엔 솜이랑 해외여행도 갑니다. 강아지의 세상은 보호자이기에, 항상 좋은 세상을 주고 싶어요.